국내여행 3

달을 들고 서 있는 예수님을 만나는 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코르코바두 언덕 위, 두 팔을 벌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구세주 그리스도상(Cristo Redentor)’은 이미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명소입니다. 그러나 언젠가, 어떤 순간에는 그 거대한 예수상이 달을 손에 들고 있는 듯한 장면이 연출됩니다. 이는 단순한 우연의 일치가 아니라, 자연과 인간이 만들어낸 장대한 예술의 순간입니다. 그 장면을 담은 사진은 보는 이의 숨을 멎게 합니다.그 모습은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존재가 인류에게 평화를 건네주는 듯한 인상을 줍니다. 어둠 속에서 떠오른 둥근 달과, 인류를 감싸 안듯 서 있는 예수님의 형상이 하나로 포개지는 그 찰나는 말로 형언하기 어려운 경외심을 자아냅니다.특히 중년 이후의 여행자들에게 이 장면은 단순한 “볼거리”를 넘어서는 의미를 가..

국내여행 2025.04.22

송악산의 겨울, 돌하루방과 함께 맞이한 맑은 아침

제주의 겨울은 쉽게 상상하기 어려운 풍경을 만들어낸다. 바다의 푸름과 화산암의 거친 질감, 그리고 그 위로 살짝 내려앉은 눈의 부드러움이 묘한 조화를 이룬다. 오늘 아침, 나는 송악산 앞에서 그러한 장면을 마주했다.바람에 실려 온 하얀 눈이 살짝 쌓인 돌하루방이 마치 나를 반기듯 서 있었다. 투박하지만 정겨운 표정을 한 채, 오랜 세월 이곳을 지켜온 듯한 모습이었다. 그의 곁에서 한동안 서 있다가 고개를 들어 멀리 송악산을 바라보았다. 흰구름이 산허리를 감싸며 유유히 흐르고 있었다.날씨는 맑았지만 변덕스러운 제주 날씨를 생각하면 언제 또 바뀔지 알 수 없었다. 공기는 차가웠지만, 그 차가움 덕분에 오히려 더욱 깨끗하게 느껴졌다. 깊이 들이마신 공기가 몸속을 맑게 씻어내는 듯했다. 손끝이 시렸지만, 상쾌한..

국내여행 2025.03.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