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프라하 성 방문기 – 웅장한 입구와 싸우는 거인들

통도사2025 2025. 3. 9. 10:34
프라하 여행에서 가장 기대했던 순간 중 하나는 바로 프라하 성(Prague Castle, Pražský hrad)을 방문하는 것이었습니다. 체코의 역사가 살아 숨 쉬는 이곳은 세계에서 가장 큰 성 중 하나로, 고딕 양식의 성 비투스 대성당과 왕궁, 아름다운 정원이 한데 어우러져 있습니다. 하지만 성 내부보다도 가장 먼저 나를 압도한 것은 바로 프라하 성의 입구와 그것을 지키는 거대한 조각상들이었습니다.


프라하 성 입구에 서다


프라하 성의 서쪽 정문(제1정문)에 도착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두 개의 거대한 석조 조각상, ‘싸우는 거인들(Statues of Fighting Giants)’이었다. 문 위에서 마치 성을 지키듯 서 있는 이 조각상들은 강렬한 인상을 남겼습니다.

두 거인은 서로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는데, 한 거인은 칼을 휘두르고 있고, 다른 거인은 상대를 제압하려는 듯한 자세를 취하고 있었습니다. 표정은 매우 사실적으로 조각되어 있었고, 근육과 역동적인 움직임이 그대로 살아 있는 듯했습니다. 이 조각상들은 18세기 후반, 오스트리아의 유명한 조각가 이그나츠 플라치(Ignaz Franz Platzer)가 제작한 바로크 양식의 작품으로, 성을 지키는 강인한 힘을 상징한다고 합니다.

그 아래에는 철제 문이 세워져 있었는데, 금장 장식과 화려한 문양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문을 통과하니 내부로 이어지는 넓은 광장이 펼쳐졌고, 경비병들이 말끔한 군복을 입고 정문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프라하 성 경비대와 교대식


정문 앞에서는 대통령 경비대(Prague Castle Guard)가 근무하고 있었는데, 그들의 엄숙한 태도가 성의 위엄을 더욱 높여주었습니다. 특히 정오가 되자 교대식이 진행되었는데, 이는 프라하 성을 방문하는 사람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볼거리 중 하나입니다.

교대식이 시작되자, 파란색 유니폼을 입은 경비병들이 절도 있는 동작으로 행진하며 교대를 진행했습니다. 이들의 움직임은 마치 군무를 보듯 정교하고 완벽하게 맞춰져 있었고, 금관악기 연주까지 더해져 더욱 장엄한 분위기를 자아냈습니다.

이 교대식은 마치 과거 유럽 왕실의 전통을 그대로 재현한 듯한 느낌을 주었고, 성의 역사적 중요성을 다시 한번 실감하게 했습니다.


성 안으로 들어서며


정문을 지나 성 내부로 들어가자, 거대한 광장이 펼쳐졌고, 저 멀리 웅장한 성 비투스 대성당(St. Vitus Cathedral)이 보였다. 프라하 성 내부는 단순한 성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마을처럼 구성되어 있었습니다.

나는 천천히 대성당과 왕궁을 둘러보며, 이 성이 체코의 역사와 함께 어떻게 변해왔는지를 생각했습니다. 중세 시대부터 합스부르크 제국, 공산주의 시대를 거쳐 현재에 이르기까지, 프라하 성은 수많은 격변을 겪었지만 여전히 그 자리를 지키고 있었습니다.


방문을 마치며


프라하 성의 입구는 단순한 문이 아니었습니다. 그것은 수 세기 동안 체코를 지켜온 역사와 권위의 상징이었고, 문 위에서 내려다보는 ‘싸우는 거인들’은 그 강인한 정신을 대변하는 존재처럼 느껴졌습니다.

나는 성을 떠나기 전, 다시 한 번 입구를 돌아보았습니다. 문 위의 거인들은 여전히 치열한 싸움을 벌이고 있었고, 그 아래에서 경비병들은 변함없는 자세로 성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마치 이곳이 과거와 현재가 공존하는 공간임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말입니당.

프라하 성을 방문한 것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라, 체코의 역사와 문화를 직접 마주하는 경험이었어요. 이곳을 떠나면서, 나는 프라하가 단순히 아름다운 도시가 아니라, 오랜 세월 동안 강인한 정신으로 이어져 온 ‘역사의 도시’임을 다시금 실감했습니다. 정말 다시오고 싶은 전통이 살아있는 조용한 이곳은 아름다움과 고요함이 어우러진 곳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