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을 너머 마음으로 닿는 사이

통도사2025 2025. 4. 22. 07:56

살다 보면 우리는 수많은 이별을 겪습니다. 학교를 졸업하며, 직장을 옮기며,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며… 가까웠던 사람들과도 자연스레 물리적인 거리가 생깁니다.

그 거리는 때론 수천 킬로미터일 수도 있고, 때론 단지 몇 마디 말이 오가지 않은 며칠일 수도 있지요.

중년에 접어든 지금, 우리는 이미 알고 있습니다. 사람 사이의 거리는 물리적 거리만이 아니며, 진정한 관계는 눈에 보이는 거리에 좌우되지 않는다는 것을요.

“Distance is temporary but trust and love we’ve for each other is permanent.”

이 문장은 단순한 연애의 감상적 표현을 넘어서, 인간관계의 본질을 꿰뚫는 인문학적 통찰을 담고 있습니다. 거리는 언젠가 좁혀질 수 있지만, 신뢰와 사랑은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고, 오랜 시간에 걸쳐 다져지는 인생의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1. 시간과 거리, 그 너머에 있는 것


거리란 무엇일까요?
공간적으로는 단절을 뜻하지만, 때로는 거리감이 관계를 더욱 성숙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떨어져 있는 동안 서로를 돌아보게 되고, 그리움 속에서 감정이 깊어지며, 물리적 거리에도 불구하고 관계가 유지되는 경험은 우리가 그만큼 단단한 신뢰를 쌓아왔다는 증거입니다.

중년은 이러한 관계를 귀하게 여기는 나이입니다. 젊을 땐 ‘얼마나 자주 보는가’가 중요했다면, 이제는 ‘얼마나 믿을 수 있는가’, ‘내가 없어도 날 기억해주는 사람인가’가 훨씬 더 큰 위로로 다가오지요.

2. 신뢰: 보이지 않지만 가장 강한 끈


신뢰는 서로의 부재를 견디게 합니다.
우리는 친구가 멀리 있어도, 자주 연락하지 않아도, 여전히 그를 ‘내 사람’으로 여깁니다. 가족 간에도, 연인 간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신뢰가 있다면, 물리적 거리는 잠시일 뿐, 그 사이 마음은 언제나 연결되어 있음을 우리는 압니다.

신뢰는 ‘말’보다 ‘시간’으로, ‘증명’보다 ‘지속’으로 확인되는 것. 중년의 삶은 그렇게 진실한 관계와 허울뿐인 관계를 분별할 수 있는 시기를 지나고, 이제는 신뢰를 중심에 두는 사람들과만 관계를 이어가고 싶어지는 시기입니다.

3. 사랑: 시간과 공간을 녹여내는 감정


사랑은 서로의 존재를 인정하고, 상대의 삶에 꾸준히 관심을 갖는 행위입니다.
사랑은 가까이에 있을 때도, 멀리 떨어져 있을 때도, 변하지 않는 마음에서 나옵니다. 중년이 되면 사랑도 성숙해지지요. 불안과 질투보다 이해와 배려가 앞서고, ‘내가 이 사람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가’를 먼저 생각하게 됩니다.

멀리 떨어져 있어도, 따뜻한 한마디, 짧은 안부 인사, 마음을 담은 메시지 하나로 우리는 서로의 곁에 존재합니다. 그것이 바로 거리를 뛰어넘는 사랑의 언어입니다.

4. 영원한 관계를 위한 태도


이제 우리에게 중요한 건 빈도보다 진정성입니다. 얼마나 자주 만나는가보다, 만났을 때 얼마나 진심으로 대하는가가 중요하지요. 신뢰와 사랑은 멀리 떨어져 있어도 끊기지 않고, 오히려 거리 속에서 더욱 단단해질 수 있습니다.

거리는 일시적입니다. 그러나 신뢰와 사랑은 오랜 시간을 함께 지나온 사람들만이 나눌 수 있는 삶의 깊이이자, 영혼의 닿음입니다.

우리 삶의 후반부에서 가장 소중한 것은, 변하지 않는 마음을 주고받을 수 있는 단 한 사람과의 연결일지도 모릅니다.

결국, 함께하지 못하는 순간이 있더라도, 서로를 향한 신뢰와 사랑이 있다면 우리는 결코 외롭지 않습니다. 그것이 중년 이후, 삶을 따뜻하게 채우는 진짜 관계의 모습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물리적 거리를 탓하기보다,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데 더 집중해야 합니다.
작은 안부와 진심 어린 말 한마디가 그 무엇보다 큰 위로가 되는 순간이, 바로 지금입니다. 소중한것은 있을 때 지켜나가는 것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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